Page 125 - 어포삼랑 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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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입추
태양의 황도(黃道)상의 위치로 정한 24절기 중 열세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는
8월 8일 무렵이고, 음력으로는 7월이에요. 대서(大暑)와 처서(處暑)의 사이에
들어 있으며,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에요. 이날부터
입동(立冬) 전까지를 가을이라고 해요.
입추 무렵은 벼가 한창 익어가는 때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되어야 해요. 그래
서 조선 시대에는 입추가 지나서 비가 5일 이상 계속되면 조정이나 각 고을에
서는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리기도 했어요.
입추는 곡식이 여무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날 날씨를 보고 점을 쳤어요. 입추
에 하늘이 청명하면 만곡(萬穀)이 풍년이라고 여겼고, 이날 비가 조금만 내리
면 길하고 많이 내리면 벼가 상한다고 여겼어요. 천둥이 치면 벼의 수확량이
적고 지진이 있으면 다음해 봄에 소와 염소가 죽는다고 점을 쳤어요.
입추가 지난 뒤에는 어쩌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
기 시작해요. 그래서 이때부터 가을 준비를 시작해야 되요. 이 무렵에는 김매
기도 끝나가고 농촌도 한가해지기 시작해서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말이
거의 전국적으로 전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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