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어포삼랑13호 9-10월 합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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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제님 누가 어쩐다고 그러냐?
호연이 이상하네. 여기는 물이 없고만 밖으로는 물이 나오네.
상제님 어디서 생수(生水) 솟는가 봐라!
호연이 생수가 어디서 솟을까….
가만히 대롱을 따라가다가 무엇을 발견한 듯
호연이 물이 여기서 나오는데?
하며 상제님의 고의를 가리키니라.
상제님 어디, 물이 있는지 떠들어 봐라. 참말로 철모르는 것이로고. 밖에서 나오는데 방
에서 무슨 상관이여?
호연이 아이구나, 어디 봐. 어디서 나오는지.
하며 바지춤을 들추니 호연의 손을 떠미시니라.
상제님 어리다고 그러는 것 아녀!
호연이 아이고, 별꼴이야. 그럼 어쩐 일인고?
하며 밖으로 뛰어가 대롱을 잡아당기니
상제님 가만둬야지!
하고 엄포를 놓으시거늘 호연이 손을 멈추고 그저 앉아서 대롱 끝만 물끄
러미 지켜보더니
호연이 인제 물 안 나오네~! 아니, 쪼금씩 나와, 쪼금씩!
하고 소리치니라. (도전 5편 3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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