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어포삼랑13호 9-10월 합본

수원화성 성곽에는 총 2700여개의 총구멍이 있습니다. 각각 다른 각도와 높이

에 구멍이 있어 성곽 아래에서 오는 적을 감시하고, 멀리서 오는 적의 동태를 살
피기에 유익할 뿐만 아니라 성곽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
습니다.

정조의 애민(愛民)정신

수원화성은 기획 당시 완공까지 10년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1794년 2월에 착

공한 수원화성은 불과 2년 반 만에 완공되었습니다. 이는 무임금으로 국가 사업
에 백성들을 동원하던 이전과 달리 정조가 합리적인 보수를 지급했기 때문입니

다.

정조는 하루 반나절 단위로 근로시간을 기록하고 이에 대한 임금을 주었습니다.
너무 덥고 추운 날엔 공사를 쉬고, 계절에 맞게 백성들에게 부채, 달력, 쌀, 베, 수

육, 가래떡, 술 등 음식은 물론 한약과 털모자까지도 하사하며 공사를 격려했습니
다.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몰려온 사람들은 덕분에 공사기간을 크게 단축했고, 의

궤는 공사 후 전국으로 사람들을 돌려보내는 게 오히려 더 어려웠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조는 또한 돌을 옮기고 깎는 과정이나 힘

이 드는 공정에서 사람들의 수고를 덜기 위
해 여러 기계 제작을 지원합니다. 이때 거중

기 등이 발명되어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
었습니다.

화성성역의궤는 당시 공사비가 80만냥이
라고 적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가치로 약

600억원 정도로, 정조는 공사대금을 세금
대신 왕실경비로 충당했습니다. 백성수탈을 거중기 (돌을 들어올리는 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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