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어포삼랑 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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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동물원, 식물원을 설치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1908년 1월 건물 준비에

          착수하고, 박물관에 진열할 고미술품 수집에 나섭니다. 순종황제 측근에서 궁내
          부 사무관과 이왕직 사무관을 지냈던 곤도 시로스케의 회고록에 따르면, 1908년
          봄, 동물원과 식물원의 기공식이 열렸습니다. 1년 뒤인 1909년 동물원과 식물원

          이 준공됩니다.

                                                              일제는 창경궁의 정전인 명
                                                            정전 남쪽에 있는 보루각을
                                                            헐고 그 자리에 동물원을 지

                                                            었습니다. 1912년엔 혜경궁

                                                            홍씨가 머물던 자경전을 허
                                                            물고  박물관을  지었습니다.
                                                            왕과 왕비, 세자를 비롯한 왕

                                                            실가족들의 조회공간이자 집

                                                            무실이자  생활공간인  명정
           1974년 창경원의 코끼리 (국가기록원). (출처: 서울시)
                                                            전, 경춘전, 환경전, 양화당
          등의 전각 내부를 모두 헐어 버리고, 바닥에는 마루나 타일을 깔아 신발을 신고

          유물을 관람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교통을 편리하게 한다는 이유로 서로 연결

          되어 있던 창경궁과 종묘 사이에 길을 뚫어 창경궁에서 종묘로 흐르는 북한산의
          정기를 끊어 버립니다.



            그렇게 1909년 11월 1일, 창경궁은 일반인들의 관람을 허락하고, 1911년 4월

          26일, 일제는 마침내 황실공간인 창경‘궁’의 명칭을 ‘공원’이란 뜻의 ‘창경원’으
          로 바꿔 버립니다. 왕의 휴식을 위해 월, 목 이틀을 폐원하던 초기의 방식도 순종
          황제가 승하한 뒤 1928년 7월부턴 연말연시 6일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로 운영합

          니다. 창경궁을 더 이상 ‘궁궐’이 아닌 완전한 ‘공원’으로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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