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어포삼랑 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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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명전(通明殿)은 ‘통하여 밝다’는 뜻으로 왕비의 침전입니다. 통명전의 이름에
는 경복궁의 ‘교태전’이나 창덕궁의 ‘대조전’처럼 음과 양이 서로 소통하여 왕세
자의 탄생을 기다린다는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내전 중 가장 으뜸 되는 곳이라
월대 위에 건물을 지었습니다. 대비와 왕비가 공식 행사를 치르는 넓은 마당엔 박
석이 깔려 있습니다. 원래 통명전은 푸른 기와였다고 하는데 화재로 타버려 지금
은 전하지 않습니다. 숙종 때 장희빈이 중궁전 인현왕후를 음해하기 위해 저주물
들을 묻은 장소가 이 일대입니다.
양화당 (출처: 문화재청)
양화당(養和堂)은 통명전의 동쪽에 있는 전각으로, ‘조화로움을 기른다’는 뜻입
니다. 통명전과 함께 내전으로 사용되었는데, 임금의 편전으로 쓰이기도 했습니
다. 병자호란 후 삼전도에서 굴욕적인 항복을 한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돌아와 이
곳에 머물렀습니다. 철종비인 철인왕후가 이곳에서 승하했습니다.
양화당 동쪽에 자리한 영춘헌(迎春軒)과 집복헌(集福軒)은 각각 ‘봄을 맞는 곳’
과 ‘복을 모은다’는 뜻입니다. 영춘헌은 원래 혜경궁 홍씨가 지내던 곳입니다. 정
조는 통명전 북쪽에 자경전(慈慶殿)을 새로 짓고 그곳에 어머니를 모신 후에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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