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동방신선학교 창간호(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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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비百字碑」라는 여동빈의 시를 보겠습니다.
                  시3


                 「백자비百字碑」                  양기망언수              기를 기르는 건 말을 잊고 굳게 지키는 데 있으니,
                                          養氣忘言守
                                           강심위불위
                                                              마음을 가라앉히고 함 없음을 행한다.
                                          降心爲不爲
                                           동정지종조
                                                              움직임과 고요함의 근원을 알아서,
                                          動靜知宗祖
                                           무사갱심수
                                                             일 없으니 다시 무엇을 찾으리오!
                                          無事更尋誰
                                           진상수응 물
                                                              참되고 항상된 도를 닦는 사람은 사물에 응해야 하니,
                                          眞常須應物
                                           응물요불미
                                                              사물에 응함에 미혹되지 않아야 한다.
                                          應物要不迷
                                           불미성자주
                                                              미혹되지 않으면 본성이 절로 머물고,
                                          不迷性自住
                                           성주기자회
                                                              본성이 머물면 기氣가 절로 돌아온다.
                                          性住氣自回
                                           기회단자결
                                                              기가 돌아오면 단이 절로 응결되고,
                                          氣回丹自結
                                           호 중 배 감 리
                                                              병 속에 감과 리가 섞인다.
                                          壺中配坎離
                                           음 양 생 반 복
                                                              음과 양이 반복되어 생겨나고,
                                          陰陽生反復
                                           보화일성뢰
                                                              두루 화육시키니 우레가 울린다.
                                          普化一聲雷
                                           백운조정상
                                                              흰 구름은 산 정상에 모이고,
                                          白雲朝頂上
                                           감로쇄수미
                                                              감로수는 수미산을 씻는다.
                                          甘露灑須彌
                                           자음장생주
                                                              스스로 장생주를 마시고,
                                          自飮長生酒
                                           소요수득지
                                                              소요하니 뉘라서 알 수 있으리오!
                                          逍遙誰得知
                                           좌청무현곡
                                                              앉아서 줄 없는 곡을 듣고,
                                          坐聽無弦曲
                                           명통조화기
                                                              조화의 기틀에 밝게 소통한다.
                                          明通造化機
                                           도래이십구
                                                              모두 이십구이니,
                                          都來二十句
                                           단적상천제
                                                              반드시 하늘 사다리에 오른다.
                                          端的上天梯
                                                              (팽정구彭定求 『전당시全唐詩』, p.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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