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동방신선학교 창간호(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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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동빈의 선도는 우주론적 근거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핵심은 도론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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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입니다. 여동빈은 종리권에게 “이른바 대도란 무엇입니까?” 라고 질문하는
데요. 이때 종리권은 “대도는 형체도 없고 이름도 없으며 물어볼 수도 없고 응
답할 수도 없다. 그 크기는 밖이 없고 그 작기는 안이 없다. 알 수도 없고 행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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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없다.” 라고 합니다. 결국 종리권은 대도大道가 인간을 포함한 우주만물
이 생성하고 분화하는 궁극적 존재 근거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동빈은 『노자』의 도론에 근거하여 우주만물의 생성과 변화의 역동적 과정
을 설명하는 것인데요.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우주만물의 본체를 뜻하는 ‘일一’로서의 체體이고, 둘째, 우주만물의
작용을 뜻하는 ‘이二’로서의 용用이며, 셋째, 우주만물의 창조적 변화작용을 뜻
하는 ‘삼三’으로서의 조화造化라는 겁니다.
여기서 ‘일’은 일기一氣를 뜻하고, ‘이’는 음양陰陽을 뜻하며, ‘삼’은 음양의 작
용으로 일어나는 우주만물의 창조적 변화작용인 조화造化를 뜻합니다. 즉, 도
에서 분화된 일기와 음양의 작용으로 우주만물의 창조적 변화작용이 생겨나
는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조화는 결국 체용합일體用合一과 음양합일陰陽合一
에서 생겨나는 것이 됩니다.
다시 말해 도道의 유기적 통일성에서 본체와 작용, 즉 일기와 음양이 분화되
고 양자가 서로 융합하여 그 조화작용으로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가 생성된다
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삼재조화三才造化’입니다. 그런데 천지인 삼재는 모두
하나의 도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도와 삼재는 셋이면서 하나인 관계를
이루게 됩니다.
도道에서 일기一氣가 생겨나고 일기에서 음양이기陰陽二氣가 생겨나며 음양
이기가 하나로 화합하여 천지인 삼재三才가 생겨나며 천지인 삼재에서 오행五
• 行이 생겨나며 오행에서 만물萬物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만물
高麗楊點校, 『鐘呂傳道集ㆍ
가운데서 가장 신령하고 존귀한 존재라고 합니다. 이에 사람이 만물의 이치를
西山郡仙會眞記』, p 48.
“所謂大道者何也?” 궁구하고 자기의 본성을 실현하며 목숨을 온전히 하고 자기의 생명을 보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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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麗楊點校, 『鐘呂傳道集ㆍ 으로써 대도에 합치한다면, 천지처럼 장구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西山郡仙會眞記』, p 49. 이것이 신선이 되는 내단 수련의 과정이자 목표가 되겠습니다.
“大道無形無名, 無問無應.
其大無外, 其小無內. 莫可
得而知也, 莫可得而行也.”
특별기고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