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어포삼랑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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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들어가기 - 혈식(血食)
‘혈식’은 피 ‘혈(血)’, ‘밥 식(食)’으로 ‘피를 흘리는 날 것의 제물’이란 뜻입니다. 제
물로 올리는 살아있는 동물을 ‘희생(犧牲)’이라 부르는데, ‘희생’을 잡아 ‘혈식’으로
올리는 제사를 ‘혈사(血祀)’라고 합니다.
혈식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천지에 제사지내는 교사(郊社)에는 먼저 희생의 피를 올린다.
천자의 조상제사인 대향(大饗)에는 날고기를 올린다. 지극히 공경하는
지경(至敬)의 제사는 맛을 올리지 않고 냄새를 귀히 여겨 냄새를 권한다.
이것이 교사에서 먼저 희생의 피를 올리는 까닭이다.”
(『예기(禮記)』 「교특생(郊特牲)」 제11)
이 글을 보면 옛 사람들이 맛이 아닌 냄새를 귀히 여겨 제사에 희생의 피와 살을 올
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신은 음식을 사람처럼 입으로 먹는 게 아니라, 냄새와 기
운으로 흠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피는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흐릅
니다. 옛 사람들은 ‘생기(生氣)’와 연결
되어 있는 피가 있어야 제사에 신을 부
를 수 있고 대접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
다.
혈식은 ‘신의 음식’입니다. 사람이 먹
는 음식이 아니라 ‘신’이 드시는 음식
입니다. 때문에 희생으로 올리는 동물
제례음식을 준비하는 전사청, 왼쪽에 제례음식을
미리 검사하는 찬막단, 오른쪽에 희생을 검사하 은 평범한 외양간이 아닌 깨끗하고 특
는 성생위가 있다. (출처 - 궁능유적본부)
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관리를 받으며
생활합니다. 희생을 잡는 칼은 난도(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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